노태우 전 대통령 사망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21년10월26일
향년 89세로 사망했습니다.
대한민국 13대 대통령이며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후 제4공화국에서 육사동기 전두환과 함께
군사 반란을 주도하여 12.12 군사반란(쿠데타)로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의
2인자로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하였습니다.
전두환 정권 말기 1987년 민정당 총재로
등극하여 1988년 대통령 선거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 후보를 근소한 득표로 이기고
13대 대통령에 선출되었습니다.
이 선거는 유신헙법 이후 16년만에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수십년이 넘는
군부 엘리트 정치인들의 독재 사회에 지쳐서
민주화 열망이 강하게 분출되는 시절이었으나
김영삼, 김대중 양김의 단일화 실패로
야권의 표가 분열된 상황에서
KAL기 폭파 사건 등 안보의 위협 등
결과적으로 군사 정권이 연장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후에 김영삼 후보는 14대 대통령이 되서
문민정부를 이끌며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의 12.12 군사 반란을 내란 및
살인 혐의로 재판에 세우게 되고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 1심 법원은
사형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후에 감형하고 사면된다)
김대중 후보 역시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갈림길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사망한 10월26일은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 부장이었던
김재규의 총탄에 사망한 날짜와 같습니다.
즉 두 전대통령의 기일입니다.
이로써 한국의 전 대통령들 중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은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세 사람이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입니다.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업보 때문인지
임기 후의 말로가 좋은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퇴임 후 법적심판을
받았으나 1997년 YS(김영삼), DJ(김대중)의
합의의 의해 사면을 받았습니다.
이 때 사실상 군부정치 시대는 끝난 것으로
2000년대 초반에 병환을 겪기 시작하고
문민정부 시대 이후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건강문제로 여러차례
입원 치료를 받으며 인내심으로 십여년을
버텨왔다고 SNS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과는 다르게
추징금도 완납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언론 자유화에 대한 의식도 있었으며
재임기간 중 업적을 후에 재평가 받았는데
신군부 세력의 연장이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욕을 덜먹기도 했습니다.
반면 노태우 대통령은 전두환을 잠시
보호하기 위해 연장된 정권이라서
존재감이 없다는 뜻의 '물태우'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습니다.
그 전까지의 대통령들의 존재감
특히 박정희가 오랫동안 독재로
집권을 하다 보니 대통령은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인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약하다는 인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육사 출신의 젊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평생에 걸쳐서
전두환의 조력자를 자처하며
12.12 군부 쿠데타를 기점으로
정치권력의 실세로 오른 인물입니다.
(그 시절의 육사는 최고의 엘리트들의
등용문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이제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이니
과오는 과오이고 혼란스런 시대에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16대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이야기는
여러번 있어 왔는데 고인이 되면서
대한민국 후대의 역사가들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고인의 유언
다음은 유족이 발표한 고인의 유언입니다.
오랫동안 병환에 계시던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10월26일 오후 운명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애도와 조의에 감사드리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평소에 남기신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하시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해주시길 바라셨고 “자신의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장례 절차는 정부와 협의 중이며 장지는 이런 뜻을 받들어 재임시에 조성한 통일 동산이 있는 파주로 모시는것을 협의 중입니다.)
마지막 말 중에서 인상이 남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이 부분인데
아마 다른 독재자들 처럼 무리해서
뭘 추진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본인 자체가 2인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충실하고 1인자 독재자는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군사반란의 핵심 멤버로써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는 것은
미래에도 오점으로 남을 것 입니다.
그래서 인지 그는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 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의 죄란게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군사반란도 벌써 40년이나
지난 과거의 일이 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50년 100년 전의
일이 될 날이 오겠죠.
그때의 후손들과 역사가들은
마치 지금의 우리가 조선시대를
보는 것 처럼 그것을 다루게 될 것 입니다.
해서 마지막에 용서를 구하는
말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의 죄인에게 우리가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
'잘먹고 잘 살다가 죽었네'
아무리 악인이라도 최후에는
저주를 퍼붓는게 올바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고인을 위한게
아니라 시대에 살아남은 우리들
스스로를 위해서입니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은 이해가 안되는 기준도
그때의 기준으로는 타당한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의 미얀마 군사 쿠데타 상황을 보면
40년전의 한국이 기억납니다.
단지 그 때는 스마트폰이나 트위터가
없어서 방송국을 통제하면 바깥에는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역사를 평가하는 것은 그 시대의
당사자들에게는 가혹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계속 미룰 수는 없기에
언젠가 평가를 해야합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늬우침이었다는 것은
한번 생각할 가치가 있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모든 악인들의 마지막이
그렇게 되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는 죄를 늬우치지 않고
살다가 죽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사실 대부분은 본인의 신념 때문에 그렇게 됨)
퇴임후 실형을 선고받아서
아마 국립묘지에 안장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뭐 꼭 국립묘지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정부와 유족들이 협의해서 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노태우의 별세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만, 아마
가장 친했던 친구의 조문은 어려울 듯 합니다.
고령에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아직까지 공개적 자리에서 시위를 하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에 움직이지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유족들과 전화 통화 정도는
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업보가 쌓이면 친구의 가는 길도
지켜보지 못하는 말로인 것 같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국무회의 심의를 마치고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니 별 문제가
없으면 국가장이 진행될 것 입니다.
원래는 실형을 받은 전대통령의 경우
국민 정서에 따라 국가장이 치러질지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하는데
의외로 민주당이 은혜를 베풀 것 같습니다.
이제 군사정권이란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되가고 있으니까요.
유족 중 배우자는 김옥숙 여사(현재 생존)이고
자녀로는 노소영 - SK최태원 회장의 배우자
노재헌 미국 변호사가 있습니다.
장녀 노소영은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고
아들 노재헌은 동아시아 문화센터 이사장입니다.
노재헌 이사장은 최근 3년간 518 유족들에게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였는데
노 이사장은 아버지는 광주에 큰 마음에
짐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노 이사장에
대해서 518 사과를 한 점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하고 격려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인연때문인지 송영길 당대표는
노 전대통령의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소영에 따로 전화로 조의를 표하고
빈소를 찾아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소영씨와는 인천시장 때 전시회를 통해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의원들이 많이 있지만
어쨋든 당대표와 김부겸 총리의 국장 결정을
봐서는 표면적으로 우호적 태도로 보입니다.
만약 노환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하게 되면
이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전두환의 경우 보수쪽에서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든 국민이 각자 고인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건 안 살았건 상관없이
우리의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이 포스팅의 마무리는 고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입니다.
노 전 대통령님은 저세상에서
민주화의 영웅들과 다시 만나도
용서를 비실 것 같습니다.
이제 본인도 이 세상을 떠나야 하니
그곳에서는 다 용서받고
서로 화합하셔서 서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폭력과 증오가
더는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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